달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았다. 어느새 샤워를 마친 야오왕이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다가오고 있었다. 안그래도 하얗고 뽀얀 얼굴이 방금 샤워를 마친 상태라서인지 청초함까지 내뿜고 있었다. 그의 동선을 눈으로 쫓는 것이 즐겁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흰티에 츄리닝 반바지인 다소 추레해보일 수도 있는 차림이었지만 새하얀 팔다리가 그렇게 섹시할 수...
드디어 퇴근 시간이었다. 점심시간의 그 일이 있고부터 거의 반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모든 업무를 끝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일을 하는 경우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 였는데 그 어렵고 귀한 일을 제가 다 해낸 것이었다. 그 고통의 끝엔 '야오왕과의 두번째 데이트'라는 달콤한 포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팀장을 필두로 빛의 속도로 사라지는 왕대리와...
요 며칠 간 자신의 상태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약간 제정신이 아니었다. '......좋아합니다' 불현듯 그 기억이 떠오를 때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 대상이 뭐가 됐든 머리를 박아댔다. 탕비실에서 멍하니 커피를 내리다가도, '......좋아합니다' 그 생각이 남과 동시에 쾅, 하고 벽에 머리를 박았고, 잠을 자다가도, '......좋아합니다' 그 생각이...
식당을 나선 이후부터의 상황은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온 신경이 입술에 몰려 있었고 온 정신은 그가 말한 '이것보다 더 야한 것'에 팔려 있었다. 하지만 주말 내내 기억나질 않던 것이 뽀뽀 한 번에 휙 하고 되살아나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있을리 만무했다. 혼이 빠진 상태로 회사 건물로 앞장서 들어서는 동그란 뒤통수를 들여다 봤다. 여느 남자들과 같은 단정하...
대책......대책... 대책.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 늘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는 자신이었다.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말리는 자동문같은 인생. 한번도 누군가를 거부하기 위해 노력을 해본 일이 없었는데. 거절이란 걸 직접적으로 해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남자를 상대로 거절이라니. 심지어 그는 성별따윈 그다지 게의치 않아하는 것 같았...
결국 야오왕 뭣 되봐라 하고 주문한 술에 져 버린 건 저였다. 남은 건 어제의 추한 객기와 밀려오는 창피함 뿐이었고. 숙취에 떠진 눈 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자신의 추태에 할 수 있는 거라곤 걸리적 거리는 이불을 발로 차내는 일 뿐이었다. 일인분만 먹을 거라던 고기는 결국 4인분을 추가해야 했다. 생각보다 맛있는 고기는 야오왕과 자신의 뱃속에 차곡차곡 쌓...
- 끝나고 뭐해요. - ...네? 점심시간이 끝나고 돌아온 예밍에게 야오왕이 뱉은 첫마디. 아까의 부끄러운 상황 때문에 야오왕의 눈치만 잔뜩 보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대뜸 끝나고 뭐하냐니. 눈도 마주치지 않고 모니터에 고개를 쳐 박으신 채 대뜸 물어오는 질문에 뜨끔. 한번도 물은 적 없던 장르의 질문에 움찔. - 양예밍씨, 난 두번 묻는 거 싫어해요. ...
- 양예밍씨, 저랑 사귀죠. - 네? - 나랑 사귀자고. - 사...사귀...사겨? 응. 표정없이 대꾸하는 그의 말에 더욱 당황스러웠다.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는 '사귄다'라는 말은 보통 두종류로 쓰였다. '친구'를 사귄다는 말과 '연인'을 사귄다는 말. 그리고 보통의 친구는 '사귀자'라는 단어를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이었고. ...
눈이 떠진 건 이른 새벽녘이었다. 하지만 눈만 떠질 뿐 몸은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가위에 눌린 듯 몸이 움직여지지 않음에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할 수 있는 건 눈을 뜨는 일 뿐이었다. 꼼짝도 할 수 없음에 눈만 굴려 주변을 살피는데, - 하아.... 자신은 인간 베게가 되어 있었다. 팔, 다리, 몸통을 활용해 동료 새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베고 껴안고...
인연 written by. 소담소담 드라마 촬영이 크랭크업 한 뒤 간만에 맞게 된 휴가였다. 양예밍은 그저 멍하니 시체마냥 침대에 누워 눈만 뜨고 있을 뿐이었다. 매일을 분주하고 바쁘게 보내다 간만에 맞는 휴식은 양예밍을 더욱 게으르고 늘어지게 했다. 매일 하던 운동조차도 내키지 않아 식사도 거른 채로 침대에 늘어져 있던 중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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